채식주의자 한강 멘부커상

 멘부커 인터네셔널상이라고 세계 3대 문학상에 속하는 상이 있습니다. 노벨상 같은 엄청난 상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 작가분이 그 상을 수상하셨습니다. 한강이라는 분으로 한동안 한강 신드롬이 일어날 정도로 대단한 열풍이 불었습니다. 서점에는 그 분의 책이 엄청나게 진열되었었습니다. 한강씨는 10년 전 한 여자가 베란다에서 식물이 되고, 함께 살던 남자는 그녀를 화분에 심는 내용인 [내 여자의 열매]를 집필하였고, 그 변주를 쓰고 싶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것이 이번에 멘부커상을 수상한 채식주의자라고 합니다. 이 소설은 3개로 구성된 연작소설입니다. 한강씨가 발표해온 작품에는 욕망, 식물성, 죽음 등 인간 본영의 문제들이 나타나는데 이것들을 한 편에 집약해 놓은 수작이라고 평가받습니다. 작가 한강씨는 첫 소설집인 [여수의 사랑]을 내놓았을 때부터, 치밀하고 빈큼없는 세부, 비약이나 단절이 없는 긴밀한 서사구성, 풍부한 상징과 삽화들 같은 미덕으로 한 젊은 마이스터의 탄생을 예감케 한다는 파격적인 찬사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녀의 소설은 좌절과 비애의 분위기를 짙게 풍기는 경향이 있는데, 자신의 소설을 읽고 너무 슬펐다는 독자를 만났을 때 가장 기뻐한다고 합니다. 채식주의자 한강 멘부커상 서평을 시작합니다.

 채식주의자는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 불꽃으로 구성된 연작소설입니다. 각각의 소설들이 책 한 권에서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되는 재미있는 구조를 취하고 있습니다. 채식주의자는 [창작과비평] 2004년 여름호, 몽고반점은 [문학과사회] 2004년 가을호, 나무 불꽃은 [문학 판] 2005년 겨울호에 발표되었습니다. 이 소설들을 하나로 묶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책 한권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 채식주의자입니다.

 채식주의자는 육식을 거부하는 영혜를 바라보는 그의 남편 "나"의 이야기입니다. 작가가 과거에 발표한 내 여자의 열매에서 선보였던 식물적 상상력을 극대화한 인물입니다. 희망없는 삶을 체념하며 하루하루 베란다의 나무로 변해가던 그녀는 어린 시절 각인된 기억으로 인해 철저히 육식을 거부합니다. 어느 순간 꿈에서 육식에 대한 강력한 거부감을 느끼면서 그 이후 채식만 하게 되지만 어딘가 정신이상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다가 가족모임에서 큰 실수를 저지르게 됩니다.

 몽고반점은 인헤의 남편이자 영혜의 형부인 비디오아티스트 "나"의 시선으로 진행됩니다. 남편과 이혼하고 혼자 사는 동생을 측은해하는 인혜가 영혜의 엉덩이에 아직 몽고반점이 남아있다는 이야기를 "나"에게 합니다. "나"는 이 이야기를 듣고 영혜의 몸을 탐하게 되는데 영혜를 찾아가 비디오작품의 모델이 되어달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평소 누드를 이용한 작품을 찍는 "나"는 영혜의 벗은 몸에 꽃을 그린 후 인체의 움직임을 통해 꽃의 움직임을 표현합니다. 영혜를 혼자 찍은 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아 후배에게 남자 모델을 제안하면서 남녀의 교합 장면을 원합니다. 하지만 후배가 거절하자 결국 "나"는 스스로 몸에 꽃을 그리고 영혜와 교합하는 장면을 비디오로 찍습니다. 예술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니 이성까지 잃어버리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서 엄청난 몰입감에 순식간에 이번 파트를 넘기게 되었습니다. 야한 내용이라기 보다는 예술에 너무 집착한 주인공과 동시에 정신이상이 있는 영혜를 보면서 안타깝다는 생각도 듭니다. 

 나무 불꽃은 처제와의 부정으로 인해 남편이 사라져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인혜의 시선으로 그려집니다. 영혜는 정신병원에 입원해있는데 식음을 전폐하고 링거조차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점점 나뭇가지처럼 말라갑니다.

 채식주의자는 책장을 여는 순간 다 읽어버릴 정도로 몰입감이 상당합니다. 어떻게 표현을 이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대단한 필력을 구사합니다. 문학책을 사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저는 이 책은 꼭 제 돈을 주고 사서 소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구매했습니다.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너무나 만족스러운 책이었습니다. 아울러 이런 표현을 영어로 표현해서 멘부커상을 받을 수 있게 해준 번역가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채식주의자 한강 멘부커상 포스팅을 마칩니다.

채식주의자 국내도서 저자 : 한강 출판 : 창비(창작과비평사) 2007.10.30 상세보기